'관리자'검색결과 - 전체기사 중 695건의 기사가 검색되었습니다.
지하철 낭인(浪人) 澐海 송귀영 하루를 서성이는 야속한 생의무게 슬픔도 쫒지 못한 감아드는 시달림에 양수로 흘린 눈물이 소매 깃을 적신다. 촉감은 확연하게 선회의 촉을 뽑아 심란한 생의 땅에 깃발 세워 지탱한 헐(穴) 손쉽게 채굴한 소름 감춘 날이 어둡다. 굳은 뺨 낯가림의 파리한 저 모습들 삼켜서 넘기기엔 너무나도 목이 아려 노약 석 기대앉아서 마른침을 삼킨다.
월영소곡(月影小曲) 澐海 송귀영 먼 그날 빈가지에 뿌렸던 한숨인들 명치끝 아린숨결 산 뿌리에 부려놓고 허공에 걸친 다리를 하염없이 걷고 싶다. 곰삭은 그리움을 절절히 품어 안고 결 곱게 속살 빚은 황홀한 빛 영글어서 한없이 넋을 키운 뒤 등짐 벗고 눕고 싶다. 외로움 되잡히어 단죄했던 슬픈 밤에 바람은 향기 훔쳐 맨 도는 허공으로 중천에 뜬 달덩이를 머리감고 보고 싶다.
어머니 젖가슴 澐海 송귀영 칠남매 빨아 먹은 축 처진 야왼 모습 유두 끝이 바싹 말라 주름으로 맺히는데 한 세월 빈 젖을 물려 쪼그라든 그 젖가슴. 기억도 나지 않는 안개 속 아득한 날 베적삼 헤적이며 젖을 찾던 젖먹이 때 그 세월 지난 그리움 본능으로 쌓이네.
야국(野菊) 澐海 송귀영 비워낸 들녘 길섶 외롭게 향기 품어 계집애 요념 같이 입술처럼 도톰하게 요적(寥寂)한 끈질긴 인내 농한 맛을 피어낸다. 자태를 뽐내려고 겹도록 견뎌오며 지난날 열정모아 저리 곱게 피는 것은 늦가을 못다 핀 꽃대 향내 담아 다시 핀다. 찬바람 손살 같이 둔덕을 넘나들고 손등엔 파란힘줄 현기증에 서성이며 햇빛에 영롱한 꽃술 투명하게 매달린다.
나의 시비(詩碑) 앞에서 손용상 魂이 肉身을 떠나면 이제 갈 데는 여기가 될 것이다 일 년에 몇 번 아이들이 와주면 아내와 함께 나는 얼마나 반가울까 딸애가 혹 몸이라도 야위였다면 나는 그녀의 뺨을 살그머니 한 번쓰다듬어 볼 것이고 또 손주들에겐 ‘한 번 안아 보자’고 속삭일 것이다 아이들이 떠난 후 혼자가 되면 훌쩍 옛 집으로 날아가 서재의 책들도 한 번 훑어보면서 제 어미 몰래 칭얼대는 손주 녀석 고사리 손 꼭 잡아 소곤소곤 옛 이야기도 들려주고 싶고 소리 없이 날아...
지팡이의 이야기 배학기 첫새벽부터 더듬더듬 촉수를 세우고 어딜 가시나 세상은 온통 안개꽃 지천인데 나침판도 길잡이도 아닌 나 하나 붙잡고 저어새처럼 저어대며 어딜 가시나요 싸리문 열고 나서자 외양간 황소가 주인 얼굴을 살피고 닭장 속에는 장닭이 큰 소리로 주인 행차를 알리고, 암탉은 황금알인양 주인양반 발길을 두려워한다 주인양반은 험한 산길, 낭떠러지 길… 진흙탕을 날더러 인도하란다 돌 때리며 땅을 딛고 앞서 가라지요.
숲으로 박인혜 마른 도시를 떠나 숲으로 물소리로 마음을 적시고 숲 내음새로 가슴을 시원하게 발자국마다 다정한 벗들은 그곳에 있고 숲속 모든 것이 내게 다가와 말을 건다
태극기 민문자 조국의 상징 태극기를 보면 경건하게 옷깃이 여며지고 벅찬 감격으로 눈시울이 젖는다 반만 년 유구한 역사의 힘줄 고난과 시련을 슬기롭게 이겨낸 얼마나 자랑스러운 그 깃발이냐 한류의 눈부신 문물을 싣고 한 분야의 정상에 올라서서 세계 어디서나 펄럭이는 태극기 소중히 간직하다 국경일이면 집집마다 대문 위에 내거는 그 정성 방방곡곡 되살리고 싶다
어머니 사랑합니다 민문자 한평생 홀몸으로 논밭 일구시고 어버이 섬기며 청렬하게 사신 어머니 평범 속의 비범, 눈매 서늘한 기품이여 금자동아 옥자동아 꽃으로 보여라 잎으로 보여라 주문 외시더니 성큼성큼 백수가 다가오네요 아! 어머니 우리 어머니 사랑합니다 돌멩이 하나 풀 한 포기 꽃 한 송이와도 정감 어린 말씀 나누며 목화솜처럼 포근한 이웃 사랑 아름다운 솜씨, 향기로운 덕행으로 남다른 존경 받으신 우리 어머니 세월아 가지마오 세월아 가지마오 아! 어머니 우리 어머니 사랑합니다
그대의 향기 민문자 아름다운 소리에 귀 열고 새벽에 물 긷는 마음으로 오늘을 여는 향기로운 그대 인생의 환한 등불로 빛나는 희망을 안고 자라는 꿈나무의 큰 별이 되리
작가로서 이 세상에 남길 수 있는 그 무엇 !
한국작가박물관.com | 작가박물관.com
서울시 구로구 경인로 393-7, 일이삼전자타운 2동 2층 52호. ☎ 010-5151-1482. poet@hanmail.net
(since 2019.0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