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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달래꽃 정송전 사르지 못할 것들은 모두가 다 아픔이렷다. 입김 번진 거울 속 한 올 한 올 떠오르는 걸 빗어 내리면 그 빛깔의 그늘 밑으로 푸름의 이끼가 돋는다. 지금도 벼랑 끝 안개 잡힐 듯 거기 서 있것다. 가까스로 손길 더듬어 아득한 하늘을 헤아려 본다. 노을빛 촘촘히 매달렸다 살 냄새 꽃그늘에 넘친다. 저 혼자 피었을까 숨긴 것이 있다면 불길을 돌려놓고 잎새로 피워냄이라. 시선 닿는 곳에 하늘로 오르는 모습이다.
삶 정송전 성에처럼 입김에도 흩어지는 것. 풋과일 속 색소로 숨어 있는 것. 손바닥에 파닥이는 꽃잎 같은 것.
내 이렇게 살다가 정송전 이미 죽어서 내다버린 이름 모를 분재 하나 주워다가 빈 화분에 심어 놓고 뿌리 내리고 잎이 나기를 바라면서 제법 떨림 같은 사랑을 퍼부었다. 포근한 햇살 가까이 줄기를 가만히 만져보니 화끈거리는 것 같다 마디 켜켜이 보조개 그늘 속에 세포들이 땀을 흘리며 헉헉대는 것 같다 그래, 분명히 속살을 여미는구나 싶은데 얼마나 사무치며 꿈꾸어 온 것일까. 내 영혼은 두 개로 늘어났다 참으로 신기한 나의 향수이다 죽었다가 다시 살아나고 꽃피워 하늘에 도래질 할 때면...
뚜껑 정선규 도심 속, 흐르는 개울가를 따라 먹구름이 앉더니 바라보는 눈을 흐리며 하늘 비는 엮어 도심은 어둠의 장막을 친다. 아, 해님 웃던 해맑은 개울가 푸른 사랑의 빛이여 네 없는 빈자리, 네 사랑 가늠하는 초여름의 소낙비는 높은 뚜껑 덮어 놓고 장독 속 얼마나 물을 들이부었는지 넘치는 얼룩은 자국을 남기려는지 정말 그런 것인지 모르겠다. 날카로운 감 따는 장대를 들어 살짝 하늘을 건드리면 터져 내릴 것인 듯한 급한 감성의 마음은 빗 설거지에 여념이 없다.
늦가을의 산사 이효녕 까마득한 하늘 한쪽 비우려 잎사귀 한 잎 한 잎 모두 떨어트린 앙상한 나뭇가지 사이 무명(無名)의 어둠 건너가는 얼굴 내민 초승달 계곡물 흐르는 물결 따라 세속 찾아 흩어지는 목탁 소리 부처가 되려는 법당의 스님 한 분.
봉숭아꽃 앞에 서서 이효녕 가는 세월 잊으려 봉숭아꽃잎 앞에 서니 손톱 곱게 물들이며 오가던 지난 어린 시절 꽃빛은 어제와 다름없네 올해도 봉숭아꽃 울밑에 활짝 피었는데 어디론가 떠나가 보이지 않는 지난 세월 추억 어린 그리움만 내 가슴 붉게 물들이네.
꽃이 피어나는 동안 이효녕 꽃이 피어나는 동안 빛깔이 황홀하여 눈 감을 테니 그대 그리움 오가는 꿈길이 되어라 그대 위한 모든 향기 꽃빛이 넘치는 아름다운 미소 내 마음의 꽃이 피기까지는 천 년의 이쪽과 저쪽에 놓을 사랑의 향기에 젖은 그리움이 되어라 인생도 깊어지면 그리움을 묻을 가슴도 때로 필요하다.
물의 노래 이찬용 물처럼 살아라 한다 맛도 모양도 없는 물과 같이 살아라 한다 아래로 아래로 밑으로 밑으로 머리사 마냥 수그리고 밑으로 밑으로 아래로 아래로 시궁창 하수구 별의별 험한 곳 가리지 않아 눈곱만큼의 자존도 없다 세모면 세모 네모면 네모 둥글면 둥근 대로 온갖 몹쓸 것 다 싸안고 때로 흉흉한 소용돌이 천 길 폭포수 산산이 부서지는 아픔 그러나 몇 만 년을 숲은 역시 푸르르고 바다의 가슴은 넉넉하다 물과 같이 살아라 한다 모양도 맛도 없는 물처럼 살아라...
잃어버렸습니다 이정님 잃어 버렸습니다. 잃어버릴 것이라도 있어 행복합니다. 두 손이 주머니를 더듬다가 길을 나섭니다. 돌과 돌이 끝없이 잇대어 돌담을 끌고 갑니다. 돌담은 문을 굳게 닫은 그대로 길 위에 그림자를 드리우고 길은 아침에서 저녁으로 저녁에서 새로운 아침으로 통하고 있었지요. 돌담을 더듬던 눈에 눈물이 고여 고개를 들어 보니 하늘은 부끄럽게도 푸릅니다. 풀 한 포기 없는 이 길은 걷는 것은 담 저쪽에 내가 남아 있는 까닭이고. 내가 자꾸 이 길을 걷는 것은, ...
정상 없는 산 신송 이옥천 시인은 절차탁마의 길 걷는 나그네다 자기(磁器)는 가마 용검은 마룻대가 대도의 발판이다 설한풍 몰아쳐도 인고의 절차탁마만이 살아날 수 있는 길이다 높고 가파른 정상 없는 산 시인이 걷는 길이다.
작가로서 이 세상에 남길 수 있는 그 무엇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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