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2.22 (일)

깡이 있어야 날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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깡이 있어야 날제

천향미-깡이 있어야 날제.jpg

 

깡이 있어야 날제


천향미



해운대 백사장에 

갈매기 무리가 먹이를 찾고 있다.

슬그머니 다가가 카메라 초점을 맞추는데

새우깡 파는 할머니 파도 같은 넉살로

― 아따, 깡이 있어야 푸드득 날제

밉지 않은 너스레로 내 손에 들려준 

새우깡 봉지 속

한 평생 깡으로 살아온 

그녀 닮은 등 굽은 새우들

과자봉지 속에서 바스락거리고 있다

새우 한 마리 손바닥에 올려놓으니 

갈매기 무리지어 몰려온다.

겁 없이 손목에 앉아 발톱으로

깡을 모르고 살던 여자의 손끝 

쪼아댄다.

무엇이 이처럼 급박하게 했을까

내 머리 위에는

깡이 끌고 가는 

날개 달린 것들의 저녁이 분주하다

 












 

                    작가로서 이 세상에 남길 수 있는 그 무엇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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