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2.22 (일)

내 이렇게 살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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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렇게 살다가

정송전-내 이렇게 살다가.jpg

 

내 이렇게 살다가 

 

정송전

 

 

이미 죽어서 내다버린 이름 모를 

분재 하나 주워다가

빈 화분에 심어 놓고

뿌리 내리고 잎이 나기를 바라면서

제법 떨림 같은 사랑을 퍼부었다.


포근한 햇살 가까이

줄기를 가만히 만져보니 화끈거리는 것 같다

마디 켜켜이 보조개 그늘 속에

세포들이 땀을 흘리며 헉헉대는 것 같다

그래, 분명히 속살을 여미는구나 싶은데

얼마나 사무치며 꿈꾸어 온 것일까.


내 영혼은 두 개로 늘어났다

참으로 신기한 나의 향수이다

죽었다가 다시 살아나고

꽃피워 하늘에 도래질 할 때면

얼마나 자비롭고 창창한 차림이냐.


내 이렇게 살다가

혈육처럼 상봉하리

초록빛 매무새로 들녘에 서서

잊고 지낸 사람의 가슴을 열어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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