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의 노래
이찬용
물처럼 살아라 한다
맛도 모양도 없는
물과 같이 살아라 한다
아래로
아래로
밑으로
밑으로
머리사 마냥 수그리고
밑으로
밑으로
아래로
아래로
시궁창
하수구
별의별 험한 곳 가리지 않아
눈곱만큼의 자존도 없다
세모면 세모
네모면 네모
둥글면 둥근 대로
온갖 몹쓸 것 다 싸안고
때로 흉흉한 소용돌이
천 길 폭포수
산산이 부서지는 아픔
그러나 몇 만 년을
숲은 역시 푸르르고
바다의 가슴은 넉넉하다
물과 같이 살아라 한다
모양도 맛도 없는
물처럼 살아라 한다
작가로서 이 세상에 남길 수 있는 그 무엇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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