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 대박이야
김윤진 시집 (전자책) / 한국문학방송 刊
나는 결코 토끼가 될 수 없는 거북이었다.
거북이는 걸음이 느릿느릿하여 길동무가 없었기에, 나는 초등학생 때부터 언제나 혼자 다녔다. 지독하게 외로웠지만, 느릿느릿 걸으며 사물을 관찰하는 버릇이 생겼다.
해달별과 산과 강, 시냇물, 구름, 햇빛, 눈과 비와 바람, 들판, 나무, 꽃, 똥개, 집짐승들 등등 자연과 동식물이 친구가 되어 주었다.
사람들의 말투, 대화, 살아온 이야기들을 귀담아듣고 관찰하며 내 이웃들의 삶을 글로 표현하는 걸 좋아했다.
자연과 동식물, 사람들의 인생 스토리, 모두가 내게는 글의 소재였던가 보다.
혼자 있는 시간이 많고 외로웠던 대신 무지갯빛 미래를 꿈꿀 수 있었다. 대홍수가 말끔히 쓸어간 듯했던 지독한 가난과 나의 핸디캡, 채워지지 않는 영혼의 허기, 아무도 모르는 나만의 슬픔과 외로움, 나의 모든 아픔과 결핍은 오히려 축복의 통로가 되었다. 자연스럽게 문학이라는 창으로 연결해주는 지름길이 되어 주었다.
토끼는 빠르고 바빠서 놓치는 게 많지만, 거북이는 느리므로 눈과 귀와 마음에 담는 것이 많다. 그래서 토끼보다 거북이가 숨은 알부자일 것이다.
중학교 때 산문 한 편씩 써오기 작문 숙제가 있었는데, 70명가량의 우리 반 학생 중에서 내 산문이 일등으로 뽑혔다.
담임선생님께서 나를 앞으로 불러내시더니, 나더러 내 산문을 반 친구들 앞에서 또박또박 큰 소리로 읽어보라고 하셨다. 용감하게 앞으로 나간 나는 자신만만한 목소리로 내 산문을 읽었다. 읽기가 끝나자 반 친구들의 우레 같은 박수갈채가 터졌는데, 세상에 태어나서 처음 받아보는 박수였다. 쪼그라들었던 마음에 엔도르핀이 솟구치는 순간이었다고나 할까. 담임선생님께서 진지하게 말씀하셨다.
“김윤진, 너는 글 쓰는 재주를 타고났구나. 좋은 책을 많이 읽고 습작을 많이 하면 이다음에 반드시 좋은 작가가 되겠다.”
내가 세상에 태어나서 처음 들어보는 칭찬이었다.
그날 담임선생님께서 내개 해주신 칭찬이 나를 문학의 길로 이끌어준 것 같다. 그도 그럴 것이, 1995년 10월 25일, 나는 <대한민국 장애인 문학상>에서 장편소설이 당선되었다. 세종문화회관에서의 시상식장에서 울 엄마가 뱅긋이 웃으시며 이렇게 말씀하셨다.
“굼벵이도 구르는 재주가 있구나.”
문학은 외로운 내 영혼의 비상구이며 피난처이고 비상하는 날갯짓이며 자유이고, 영원한 마음의 고향이다.
어둠 속에 웅크리고 있던 자존감 낮은 아이를 문학이라는 광대무변한 밝은 빛의 세계로 이끌어주신 중학교 3학년 때 담임선생님과 문학의 고운 꿈을 펼칠 수 있도록 첫 디딤돌을 놓아준 <솟대문학>과 미래 유.무형의 자산의 중요함을 말씀하시며 전자출판을 권유해주신 한국문학방송 안재동 선생님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린다.
끝으로 언제나 내 편이고 늘 곁에서 응원을 아끼지 않는 내 가족들에게 감사와 사랑을 전한다.
― <시인의 말>
- 차 례 -
시인의 말
제1부 현자
현자
일체유심조
내 인생 대박이야
태양의 후예 대한민국
내 속에 사는 소녀
동백꽃 사랑
숲
그 친구가 찾아오면, 가을이다
비워두기
흙수저면 어때
꿈꾸는 아이들
사랑이 별건가요
단순하게 살자
시온의 복
축지법
생수의 강
아프니까 고해다
부기 빠진 날
만화방창 봄봄
머리에 단풍 들다
벚꽃 축제
제2부 여자의 일생
여자의 일생
보시기에 좋았더라
즐겨찾기
바람이 운다
참 남편을 만났습니다
폭염
자랑치 말라
내 은혜가 네게 족하다
소리
니가 왜 거기서 나와
성인 출현
천지개벽
좋은 씨 심기
이팝나무 꽃
꽃잎 같은 마음
예쁜 것들은 설레게 한다
균형은 아름답다
위대한 자연
벚꽃의 눈물
낙
제3부 나이를 먹는다는 것
나이를 먹는다는 것
사월이 제일 좋아
행복한 4월
그럴 수 있어
생물 같은 시
마음 씻기
약속의 목자
돈세탁
음식
자기보기
복된 시대
불행과 행복
아름다운 사람
좋은 세상
시인이란
꿈의 교훈
시 단상
위아원
천리향 만감
제4부 내가 사는 이유
내가 사는 이유
무죄
사랑의 정석
동상이몽
봄은 사람을 달뜨게 한다
은혜
명산
길
실낙원의 애가
성장
깨달음
습관 길들이기
진짜 복
내면 아이
가장 행복한 시간
고기, 그물에 걸리다
선물과 유품
우수
소문만복래
흐르는 것은 아름답다
접시꽃 당신
단풍
제5부 그런 사랑을 하고 싶다
그런 사랑을 하고 싶다
쿨한 연인
저 꽃의 과거가 수상하다
산딸기 사랑
내 이름을 아시나요
봄날
황사
꽃지게
사랑
가을꽃이 더 붉다
빈가(貧家)
단풍 1
꽃의 지존 동백
아름다운 세상, 행복한 인간
담배 사러 가는 여자
봄바람 불 땐 꽃집으로 가자
누가 내 발을 만지는가
결핍이 주는 행복
[2024.12.20 발행. 174쪽. 정가 5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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