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래강 여울 소리
김태희
빈 들 넘어 불어오던 지난날의 이름들
시든 듯 수척해도 땅 위서 다시 돋아나
강물은
물빛을 퍼 올린 아침으로 피어나고
뚝 멈춘 목선 하나 비워 둔 밤하늘엔
토닥토닥 별을 캐며 솎아 올린 희망으로
강물은
가슴을 풀은 채 달빛을 끌어안는다
뜨거운 흙냄새가 피어나는 그 자리엔
호밋자루 땅을 파는 속삭임으로 번져
강물은
살 내음 섞인 여울 소리로 흘러가고
햇살 입힌 연두 잎에 그 꿈을 문지르던
바람은 막 피어난 보리 이삭 사이로
강물의
이름을 부른다. 능금 꽃이 필 때까지
작가로서 이 세상에 남길 수 있는 그 무엇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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