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지 도둑
예현 김숙경(Stella)
별의 향기를 훔치고
산 그림자에 숨은
풀벌레의 노래를 훔치고
호수 위 떠돌이 안개를 훔치고
달빛 계수나무를 훔친다
새벽 문을 열고 해종일 수고한
노을을 일용직이 훔쳤다
여인과 사내의
사련도 엿보고
밤의 노숙자가 되어
그 흠친 언어들을
창고 안에 쌓아 놓고 詩놀이를 한다
백지, 그 쓸쓸함 위에서
작가로서 이 세상에 남길 수 있는 그 무엇 !
한국작가박물관.com | 작가박물관.com
서울시 구로구 경인로 393-7, 일이삼전자타운 2동 2층 52호. ☎ 010-5151-1482. poet@hanmail.net
(since 2019.0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