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 깎기
엄원용
사각 사각 사각…
밤새 내린 흰 눈을 밟고
누가 오시는가 보다.
새벽에 내린 눈은 아삭 아삭 소리를 내지.
포근한 겨울이면
아이들은 그 소리가 좋아서
뛰놀며 발자국 소리를 일부러 낸다.
사각 사각 눈을 밟고 와서
푸른 스카프를 풀고 흰 눈을 털며
현관에 들어서는
그녀의 몸에서는 늘 사과향기가 났다.
사각 사각 사각 …
깎아놓은 사과를 씹으면
입안에서는
아삭 아삭 그녀의 발자국 소리가 난다.
오늘 아침에도 사과를 깎는다.
밤새 내린 흰 눈을 밟고
누가 오시는가 보다.
사각 사각 사각 …
작가로서 이 세상에 남길 수 있는 그 무엇 !
한국작가박물관.com | 작가박물관.com
서울시 구로구 경인로 393-7, 일이삼전자타운 2동 2층 52호. ☎ 010-5151-1482. poet@hanmail.net
(since 2019.0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