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수아비
澐海 송귀영
간 쓸개 다 빼버린 허울의 빈 몸으로
초라히 등살 잡혀 겨운 세상 바라보며
굴레 쓴 껍질을 안고 날짐승을 쫒아낸다.
도려낸 살점들은 모토(母土)에 꽃아 놓고
뒤틀려 휘어진들 허리춤을 곧게 펴서
사는 것 아리송해도 산짐승들 몰아낸다.
숨 고른 초가을에 초심을 잃게 되면
벼이삭 죽정 되어 한숨짓는 농부근심
이 한 몸 번을 굳게 서 한시름을 덜어본다.
작가로서 이 세상에 남길 수 있는 그 무엇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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