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 친구
허용회
개는 내 친구였고
술이라곤 부모님이 시키는 막걸리 심부름 때나
호기심에서 양은 주전자 꼭지를 빨았던 게
전부였던 유년 시절
종종, 엇나간 팔매질처럼
고샅길의 담을 넘어오는 소리가 있었으니
'술 친구는 개 친구여...'
아낙네가 제 서방한테 지르는 화통 소리다
이제와서 뇌 필름을 되감아보면
그 말이 맞는 것 같다
술판을 즐겼을 때는 나도 개 친구였는데
술판에서 주둥이를 건져
꾸덕꾸덕 말리자
개는 바람처럼 가뭇없이 사라졌다
새로이 연을 맺은 개는 살래살래 꼬리를 흔들고
작가로서 이 세상에 남길 수 있는 그 무엇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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