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2.22 (일)

만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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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락-만추.jpg

 

만추(晩秋)


최대락



억세 꽃이 만발한 산마루 자락에

붉게 물든 저녁노을은그 황홀함에탄성(歎聲)을 자아내게 합니다.


풀냄새가 그윽한 숲속으로

땅거미가 짙게 드리울 때,

어디선가 작은 돌개바람이  

앞마당 돌담 사이로 살며시

빠져 나갑니다.


어둠은 달빛을 맞이할 쯤, 

풀잎 뒤에 숨어있는 

그림자를 데리고,

텅 빈 허공(虛空)속으로 훨훨 

날아가 버립니다.


이슬방울로 갈증(渴症)을

해결하는 귀뚜라미는 깊어가는 

이 가을밤에

슬픈 노래로 

잠시나마 아쉬움을 달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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