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렇게 살다가
정송전
이미 죽어서 내다버린 이름 모를
분재 하나 주워다가
빈 화분에 심어 놓고
뿌리 내리고 잎이 나기를 바라면서
제법 떨림 같은 사랑을 퍼부었다.
포근한 햇살 가까이
줄기를 가만히 만져보니 화끈거리는 것 같다
마디 켜켜이 보조개 그늘 속에
세포들이 땀을 흘리며 헉헉대는 것 같다
그래, 분명히 속살을 여미는구나 싶은데
얼마나 사무치며 꿈꾸어 온 것일까.
내 영혼은 두 개로 늘어났다
참으로 신기한 나의 향수이다
죽었다가 다시 살아나고
꽃피워 하늘에 도래질 할 때면
얼마나 자비롭고 창창한 차림이냐.
내 이렇게 살다가
혈육처럼 상봉하리
초록빛 매무새로 들녘에 서서
잊고 지낸 사람의 가슴을 열어보리.
작가로서 이 세상에 남길 수 있는 그 무엇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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