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2.23 (월)

달맞이꽃 / 예현 김숙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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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맞이꽃 / 예현 김숙경

김숙경-달맞이꽃.jpg달맞이꽃


예현 김숙경(Stella)


어둠이 깔린 강둑 
노랗게 켜놓은 호야불 밑에서
편지를 썼지 
입술 오므렸다 폈다 하느라 
달 뜨는 시간이면 
속내 활짝 드러내야만 했지

밤이슬이 쏟아놓은 
그 흥건한 말까지 
올올이 문장으로 쓰다 보면
그리운 얼굴 닮은 저 달이
글의 배경에 총총 은하수를 깔아주기도 했지

그대 등 뒤에 숨으며 내게 다가올 때
머나먼 길
그 사유의 강둑에서 
이별을 삭이느라 끙끙거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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