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깡이 있어야 날제

기사입력 2022.01.17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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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향미-깡이 있어야 날제.jpg

     

    깡이 있어야 날제


    천향미



    해운대 백사장에 

    갈매기 무리가 먹이를 찾고 있다.

    슬그머니 다가가 카메라 초점을 맞추는데

    새우깡 파는 할머니 파도 같은 넉살로

    ― 아따, 깡이 있어야 푸드득 날제

    밉지 않은 너스레로 내 손에 들려준 

    새우깡 봉지 속

    한 평생 깡으로 살아온 

    그녀 닮은 등 굽은 새우들

    과자봉지 속에서 바스락거리고 있다

    새우 한 마리 손바닥에 올려놓으니 

    갈매기 무리지어 몰려온다.

    겁 없이 손목에 앉아 발톱으로

    깡을 모르고 살던 여자의 손끝 

    쪼아댄다.

    무엇이 이처럼 급박하게 했을까

    내 머리 위에는

    깡이 끌고 가는 

    날개 달린 것들의 저녁이 분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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