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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하면 가을도 봄
전산우 사랑시집 (전자책) / 한국문학방송 刊
겨울이 지나갔다고 봄이 오는 것은 아니다. 봄이 왔다고 꽃이 피고 꽃이 피었다고 네가 오는 것은 아니다. 꽃샘추위가 몇 차례 다녀가면 그제서 싸늘하던 뜰 앞에 봄이 오고 너도 오는 것이다.
하루가 지나갔다고 밤이 오는 것은 아니다. 날이 저물었다고 별이 뜨고 별이 떴다고 네가 오는 것은 아니다. 안개구름이 저 멀리 물러가면 그래서 어둡던 하늘에 별이 뜨고 너도 오는 것이다.
사람과 사람 사이도 그런 것이다. 꽃씨가 가슴으로 날아와도 비구름이 산 너머에 그냥 머물고 마른 바람만 방랑자처럼 오락가락한다면 두 사람 사이에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것이다.
사랑에는 봄바람과 가을바람이 따로 없다. 사랑에는 밤도 없고 낮도 없다. 다만 화로에 묻어 놓은 불씨처럼 살아만 있으면 언제든지 타오를 수 있다.
사랑아, 어서 오너라. 산을 넘고 내를 건너 아른거리는 아지랑이 속을 봄노래를 나직나직 부르면서 꿈인 듯 생신 듯 걸어오는 봄 처녀처럼.
― <시인의 말>
- 차 례 -
서문
시인의 말
제1부 봄이 왔다고 해서
꽃은 아름답다 여자는 더 아름답다
우리는 날마다 사람을 만난다
나는 햇빛도 달빛도 좋아한다
사랑하는 사람과 먹는 밥
어느 낯선 등고선에 주저앉아 있을 때면
사랑의 무게를 재는 싸움에서
봄이 왔다고 해서
사모님의 누드
커피와 당신
사랑을 하면 가을도 봄
입술은 사랑을 허락하는 문
사랑의 완성은
화가와 붓
사랑은 이렇게 하는 것입니다
상사병
네가 꽃이 아니라면
사랑의 저울
가벼운 짐
사랑의 정의
우리 집에는 재미있는 책이 많이 있다
구두와 나
제2부 사랑은 바람과 같아서
아무래도 이 개나리바람은
익은 밥 먹고 살면서
그대는 행복한 사람
달콤 씁쓸한 꽁트
폭포수
사랑의 허기
사랑의 정체
달랑 권총 한 자루 차고
사랑은 바람과 같아서
로트렉의 세탁부와 우리 엄마
에라 나도 모르겠다 책임지세요
사랑은 살과 대화를 하는 것
꽃을 키워 본 사람은
산다는 것은 딱지를 가라앉히는 것
그것은 사랑이었습니다
클림트의 여인들
벚꽃을 더 좋아하는 것은
이름을 잘 짓고 볼일이다
아픔과 슬픔과 눈물의 공식
목련꽃 매를 맞았다
제3부 하늘이 푸른 날은
그날의 햇살이 아니었다면
흔적
불온한 날씨
죽도록 사랑하다 너도 죽어라
오래된 검은 가방 하나
더 많이 나누고 더 많이 웃으라고
하늘이 푸른 날은
후회
담쟁이
어머니의 누드
사랑은 꽃처럼 하는 것입니다
낙화落花의 언어를 해독하면
당신이 보고 싶습니다
눈동자 거울에는
그 남자를 사랑했던 세 여자
살아 보니 사는 게 그랬습니다
짝사랑
꽃을 너무 좋아하다가는
돈을 사랑한 여자 얼굴을 사랑한 남자
두물머리를 지나갈 때면
꾀병
제4부 비극의 탄생
사랑의 마력
저 여인의 주름살은
아름다운 이별
작은 풀꽃
한 잔의 인생
그 남자 그 여자
그리운 매화꽃
참된 사랑은
오래 기다리면 기다린 만큼
수묵담채화가 좋은 것처럼
그대는 색의 맛을 제대로 본 것이다
그 사람을 사랑한다면
내 이름은 모과입니다
사랑이란 무엇입니까
아득한 세월을 흘러온 손의 역사
비극의 탄생
어느 누가 좋아하지 않으리
물 같은 사람이 더 좋다
어미가 부녀자라고 바느질만 하겠니
제5부 여자를 모르겠다
내 아내가 최고다
얼마만큼? 죽을 만큼!
재회
책 읽는 여인은 한 그루 포도나무다
그냥이라는 말은 무책임한 말입니다
사랑의 미로
여자들이 붙들고 늘어지고 싶은 바지는
달은 떠도 좋고 안 떠도 좋고
그리 죽고 못 살겠더나
팬티의 무게
여자를 모르겠다
당신은 행복한 사람입니다
배꼽티를 입은 여자
연인들이여, ♥처럼 사랑을 하세요
우리 엄마 손
감질나긴 거기서 거기
진짜보다 더 진짜 같은 가짜
콘트라포스토
그리운 날이면 맘껏
사랑을 했더니 너무 행복해서
[2022.11.01 발행. 172쪽. 정가 5천원(전자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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