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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 친구

기사입력 2022.01.17 2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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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용회- 개 친구.jpg

     

    개 친구


    허용회



    개는 내 친구였고


    술이라곤 부모님이 시키는 막걸리 심부름 때나

    호기심에서 양은 주전자 꼭지를 빨았던 게

    전부였던 유년 시절 


    종종, 엇나간 팔매질처럼

    고샅길의 담을 넘어오는 소리가 있었으니

    '술 친구는 개 친구여...'


    아낙네가 제 서방한테 지르는 화통 소리다


    이제와서 뇌 필름을 되감아보면 

    그 말이 맞는 것 같다


    술판을 즐겼을 때는 나도 개 친구였는데

    술판에서 주둥이를 건져 

    꾸덕꾸덕 말리자 

    개는 바람처럼 가뭇없이 사라졌다


    새로이 연을 맺은 개는 살래살래 꼬리를 흔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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