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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선약수(上善若水)
나광호
산로에서 그늘을 이고 풀 섶에 앉아
걸어온 숨들을
풀벌레 울음 귀에 걸어 놓는다
홍염이 밀어내는 가쁜 숨들이
도랑처럼 등줄기를 타고 흐른다
산 아래로 굽어보이는 건 살아온 날들
추락과 비상을 수없이 반복한 흔적들이다
한 걸음 한 걸음 높이 오를 때 마다
살아온 인생의 굴곡이 깊다
산모롱이를 돌면 덧없던 삶이 지워지고
생각을 담아둘 또 하나 가슴이 열린다
상선약수(上善若水)
가장 아름다운 인생(上善)은
홍염 속 산을 오르는 고난일지라도
생각을 담아둘 또 하나의 가슴을 열어놓고
흐르는 물처럼 사는 것이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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