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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곡
김종길
고향산천 감싸 안던 그 정은 어디 두고
자식위해 빌어 시든 정화수는 어찌하고
훌쩍 떠난 당신 자리 너무나 큰 흔적에
아무리 통곡해도 서러움만 더합니다.
여름이면 농사 짖고 겨울이면 베를 짜고
동이 트면 호미질에 딸이 뜨면 보리방아
평생을 졸라매신 허리띠는 어찌하고
굽은 허리 못 펴시고 훌훌히 가십니까.
나무 때어 밥을 짓고 얼음 깨어 빨래하고
등잔불에 다리미질 밤새운 바느질에
그 흔한 가전제품 쓰시면서 사셨으면
불효자식 한이 되어 울지는 않겠지요.
가신 곳은 천당이요 사시는 곳 극락이니
이 세상 한이 되신 가난을 물리시고
밤낮 없는 자식 걱정 훌훌히 털어 시고
영생토록 부귀영화 한없이 누리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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