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상세페이지
청춘, 그 포스트모더니즘
김은자 (USA)
푸른 잎사귀 같은 얼굴이 어둠을 돌아
내게 오는 밤이면
나는 멀고 긴 이름 하나를 꺼내 닦는다
불 꺼진 이마에 별이 켜지고
축제의 밤 폭죽처럼 터지는 목련
꽹과리 소음 속에서 청춘이 입술을 훔친다
긴 머리칼이 그의 어깨에서 출렁일 때
산 뒤에 숨어 꽃 그림자였던 달빛
그 불속에 우리는 구멍을 뚫었다
한쪽 날개가 타면 마지막 남은 날개로
광야를 유랑하는 나비처럼 무너지고
새 살이 돋아나고
낙엽처럼 뒤척이면서
무덤에서 뛰놀고
무덤에서 만나고
무덤에 몸을 던져
어둠을 지저귀던 고독의 이름들
말하지 마라
비처럼 내린다
숨도 쉬지 마라
떠들지도 마라
청춘이 고요를 핥으며 되돌아간다
게시물 댓글 0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