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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항아리 / 예현 김숙경

기사입력 2022.01.03 2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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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숙경-질항아리꽃.jpg

     

    질항아리


    예현 김숙경(Stella)



    곰삭는 아픔을 견디며 

    피운 꽃이 사랑이다 

    할머니 굽은 허리춤에 

    대물림하는 누룩 같은  

    기다림 하나로 산 항아리가 

    하얀 곰팡이를 만나

    한 뜸씩 기워온 시간이 


    기다리는 것은 넉넉한 손맛이다 

    형체 없이 삭은 포도가

    향 짙은 술이 되듯

    감내한 슬픔의 맛 알아버린 나는 

    오뉴월 항아리 둘레 

    인심의 꽃 향에 뜨겁다

    피어 숙성되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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