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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부는 날 / 김지수바람 부는 날 김지수 그리운 날 저 언덕 너머 에서 임을 만나는 바람인가 더위를 식혀주는 고마운 바람 사르르 떨리는 고운 살결 같은 바람이여 나모의 그늘에 흰 모래성의 그리움 하나 졸 졸 흐르는 강 물에 봄 아지랑이 지펴 올 때 눈을 감으면 고운님 임마중에 사르르 사르르 잠이든다. 손 풍금을 켜는 고요한 강 바람타고 혼저 옵소서 한다. 그리운 그 이름은 아! ~ 바람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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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곡 / 김종길사모곡 김종길 고향산천 감싸 안던 그 정은 어디 두고 자식위해 빌어 시든 정화수는 어찌하고 훌쩍 떠난 당신 자리 너무나 큰 흔적에 아무리 통곡해도 서러움만 더합니다. 여름이면 농사 짖고 겨울이면 베를 짜고 동이 트면 호미질에 딸이 뜨면 보리방아 평생을 졸라매신 허리띠는 어찌하고 굽은 허리 못 펴시고 훌훌히 가십니까. 나무 때어 밥을 짓고 얼음 깨어 빨래하고 등잔불에 다리미질 밤새운 바느질에 그 흔한 가전제품 쓰시면서 사셨으면 불효자식 한이 되어 울지는 않겠지요. 가신 곳은 천당이요 사시는 곳 극락이니 이 세상 한이 되신 가난을 물리시고 밤낮 없는 자식 걱정 훌훌히 털어 시고 영생토록 부귀영화 한없이 누리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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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수 / 김종길향수鄕愁 김종길 옹기종기 반달 한옥 그림 같은 두메산골 앞 뒷들 산자락에 계단 논밭 그려놓고 박꽃 덮인 지붕 위에 목화 연기 피는 굴뚝 산골마다 흐르는 물 노니는 피라미 떼 어머니 사랑 몽실몽실 홍시 덮인 고향마을 미소 짓는 이뿐이 들 이웃에 살고 있고 꼬마친구 노는 소리 고샅길 가득한데 돌담 위로 오간 정 파란 이끼 살아나니 집집마다 넘친 사연 까치가 전해주고 거친 손 마주해도 정 넘치는 고향마을 그리움 그냥 두고 구름같이 떠난 고향 어머니 따뜻한 품 하늘만큼 그리워서 새소리 워낭소리 바람으로 돛을 달고 별빛 향수 가득 싣고 조각달로 은하 건너 흰머리 휘날리며 가고 지고 고향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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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혼녘 눈물의 사부곡 / 초연 김은자황혼녘 눈물의 사부곡 초연 김은자 저승에서 말 걸어오면 그대여 나한테 일러주세요 난 아주 힘이 세거든요 내 손을 꼭 잡고 절대 놓지 마세요. 오는 날이 있으면 어찌 가는 날이 없겠어요 백세 시대에 우린 아직 칠십대란 말입니다 질풍노도에도 흔들리지 않는 곧은 뿌리 스산한 세월의 뒷문 걸어 잠그고 애오라지 그대 위한 차가운 침묵 속에 문자를 건지어 인생의 갈피에 끼우고 달빛을 불러 눈물을 삭히던 하 많은 날들 황혼의 사부곡이 가슴에서 소리 없이 흐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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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의 심장 / 초연 김은자침묵의 심장 초연 김은자 내가 몰라서 가만히 있지 않는다는 것 네가 모르지 않을 텐데 네가 침 한번 삼키고 생각 해 보면 부끄러움이 밀려 올 너를 알기에 스스로 알아차리는 그 자리를 내여 놓고 침묵의 맥박을 짚어 보면서 견딘다 밤의 장막 같은 고요함에 더딘 박동을 감지하는 저편의 붉은 심장은 너의 영혼의 늪이기에 그러구러 그냥 시간에 기대어 네 들썩이는 어깨에 손을 얹을 뿐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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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룡산 밀어 / 초연 김은자와룡산 밀어 초연 김은자 산자락 겨드랑이 피식 말 걸어오면 서산의 살구 빛 노을 한 장이 잠결에 발로 걷어찬 풀 먹인 인견 홑이불 같다 바람이 싣고 와서 거실 한복판에 던지고 가는 듯 선심 쓰는데 울창한 더위가 비비적거려 대고 염치없이 치대며 비켜 날줄 모른다 와룡산 등마루에 구름 세 단 업고 놀면 서울 성곽 길손의 발목 부어오르고 어깨에 땀샘들 덥다고 푸념질 하는 사이 마음만 등산하는 난 사유 한모 베어 온다 날개 짓 모기소리 달팽이관에 걸어와서 낮밤 헷갈린 매미소리 기어 다니면 여름밤 설친 잠에 용의 수다 무르익다 밀어로 글 맥의 여의주 품어 주고 고인 삶이 흘러내린 그늘 꿈을 잉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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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 그 포스트모더니즘 / 김은자 (USA)청춘, 그 포스트모더니즘 김은자 (USA) 푸른 잎사귀 같은 얼굴이 어둠을 돌아 내게 오는 밤이면 나는 멀고 긴 이름 하나를 꺼내 닦는다 불 꺼진 이마에 별이 켜지고 축제의 밤 폭죽처럼 터지는 목련 꽹과리 소음 속에서 청춘이 입술을 훔친다 긴 머리칼이 그의 어깨에서 출렁일 때 산 뒤에 숨어 꽃 그림자였던 달빛 그 불속에 우리는 구멍을 뚫었다 한쪽 날개가 타면 마지막 남은 날개로 광야를 유랑하는 나비처럼 무너지고 새 살이 돋아나고 낙엽처럼 뒤척이면서 무덤에서 뛰놀고 무덤에서 만나고 무덤에 몸을 던져 어둠을 지저귀던 고독의 이름들 말하지 마라 비처럼 내린다 숨도 쉬지 마라 떠들지도 마라 청춘이 고요를 핥으며 되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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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모스 핀 언덕 / 예현 김숙경코스모스 핀 언덕 작사 김숙경(Stella) 작곡 김영식(재독) 가녀린 허리 한들거리며 누굴 유혹하느냐 꺽이지 않고 절개 지키려는 네 심지 긴 목 드러내고 가을바람이 애무하면 발그레 부끄러워하는 네 모습 첫 사랑, 임에게 손 잡히던 날 같구나 별님도 네게 반하여 환한 미소에 잠을 설치지 휘느러지게 피어있던 언덕 오늘도 가을 햇살 투명한 깊이를 해집고 Cosmos Blossoming Hill Written by Sook-kyung Kim Translated by Richard Mayer Composer Kim, Young Sik Who does the swaying Of a slender waist tempt? Unbroken and trying to remain constant Your resolve sticks out A long neck Should autumn wind caress Your face reddens with shame Like the day a hand is taken By a lover, a first love Or a star grows attached And sleep will not come to a bright smile Droopingly blossoming hill Today too the autumn sunlight Searches the clear depth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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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류 / 예현 김숙경석류 작사 김숙경(재카) 작곡 김영식(재독) 익어가는 가을 밤에 사랑을 알았네 뜨거운 열꽃으로 보석같은 가슴을 열었네 부끄러워 부끄러워 앓던 가슴 너를 위해 열었네 빨갛게 타는 가슴 너를 위해 열었네 가을 바람이 애무하네 Pomegranate writer and translator Kim, Sook Kyung Stella composer Kim, Young Sik In the depth of the fall night I knew love Chest burning with enthusiasm to My heart opens like a sparkling jewel Shame, shame Heart filled with pain Opens for you Burning heart with passionate desire Opens for you As the gentle autumn winds ca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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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절여져야 / 예현 김숙경잘 절여져야 예현 김숙경(Stella) 여자가 나이 차면 시집을 가듯이 잘 절군 노란 몸에 붉은 옷 곱게 입혀 투박한 항아리님께 신방차려 보내니 새우젓 황석어젓 고춧가루 갖은 양념 눈물 시련 참으며 새 세상에 나오는 날 옥동자 너의 향기에 온 집안이 화목하다 김장은 잘 절여야 감칠맛이 나고요 사람은 겪어봐야 그 속을 알 수 있고 인생도 비바람 눈보라 겪어봐야 맛들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