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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달정선규 시집 (전자책) / 한국문학방송 刊 나는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시골에서 자연과 더불어 자랐다. 늘 거대한 자연을 바라보면서 누가 간섭하지 않아도 순리를 찾아서 순리대로 돌아가는 자연의 수레바퀴를 보았다 매년 삼월이면 우리 집 뒤에 있는 작은 텃밭의 낮은 울타리에 쪼그리고 앉아서 우는 참새 소리를 들었다. 아! 나의 봄인가 싶어서 자꾸만 자신의 뒤를 돌아보았다. 사람이 산다는 것은, 관계하는 일이다. 때로는 사랑하고 또 때로는 분노도 하고 그토록 힘들게 부대끼는 삶의 연속이다. 나는 가을걷이가 다 끝난 들녘으...
시소를 타고 노유섭 아침 가고 밤 오고 밤 가고 아침 오고 절망 가고 희망 오고 희망 가고 절망 오고 그러기를 몇 날 끝날은 희망인가 절망인가 아니면 아무 것도- 아닐 것 같지는 않은데 이후는 변함이 없다는데 그 무엇으로 맞이할 것이냐 산다는 것은 그 어디메쯤의 시소를 타고 눈물 혹은 웃음범벅의 달빛 비빔밥을 먹는 것이냐
파랑새와 무지개 노유섭 두어 숟가락의 현미죽을 한 알 한 알 씹으면서 두고 온 들판을 생각한다 한 사발 가득 흰 쌀밥을 먹으면서 생각지도 못한 들녘, 농부와 아버지와 그 아버지의 흔적을 떠올린다 삐비꽃은 피었을까 아득한 전설처럼 남은 유년의 회로 속에서 병상에서 깊은 삶의 첫 기억과 조우를 생각하듯 부족 속에서 그리하여 버림으로 인하여 도리어 잃어버린, 그리도 찾으려 했어도 찾지 못했던 파랑새, 그 언덕에 떠오르는 무지개를 바라본다
아버지 노유섭 당신과 눈 마주치기가 겁이 났어요 그리고 한 번도 당신을 인정한 적이 없어요 다만 기억의 저 켠에서 당신은 나를 뒤쫓고 -돈을 그렇게 좋아하면서 왜 지지리 돈도 벌지 못했어 뒤쫓다 그만 풀썩 주저앉고 나는 全南大로 난 큰 길을 따라 대책없이 어둠 속을 마구 달리고 있어요 이유도 없이, 다만 말이 없다고 도대체 말이 없다고 술에 취하면 으레 불거져 나온 부아가 당신에게 한 번도 마음 주지 못한 송곳 같은 나의 강퍅함이었어요 술 빼고 남은 구석은 무언지- 리어카 끌어오다 잃어...
죽겠다는 말 나광호 죽겠다고 하는 말 너무 흔하다 배고파 죽겠다, 짜증나 죽겠다, 아파 죽겠다, 힘들어 죽겠다, 괴로워 죽겠다 너무 상투적이긴 하지만 이 같은 대화의 말들이 침통하고 암울하고 어두운 희망 없는 세상을 만든다 흑장미도 애기똥풀도 엉겅퀴도 심상의 눈에는 예쁘지 아니 하던가 말이 씨가 된다는 속설 하나도 틀린 말이 아니라는데 비록 하찮고 허접스런 말 일지라도 희망의 말을 속삭이자 기쁘고, 즐겁고, 사랑스럽고, 예쁘고, 행복해 죽겠다는 긍정의 말들을
상선약수(上善若水) 나광호 산로에서 그늘을 이고 풀 섶에 앉아 걸어온 숨들을 풀벌레 울음 귀에 걸어 놓는다 홍염이 밀어내는 가쁜 숨들이 도랑처럼 등줄기를 타고 흐른다 산 아래로 굽어보이는 건 살아온 날들 추락과 비상을 수없이 반복한 흔적들이다 한 걸음 한 걸음 높이 오를 때 마다 살아온 인생의 굴곡이 깊다 산모롱이를 돌면 덧없던 삶이 지워지고 생각을 담아둘 또 하나 가슴이 열린다 상선약수(上善若水) 가장 아름다운 인생(上善)은 홍염 속 산을 오르는 고난일지라도 생각...
* 내 안의 우주 * / 안재동 내 안에도 세상이 있다. 새가 있다. 노랑할미새가 있고 은빛 찌르레기가 있다. 쇠종다리도 있고 까치도 있다. 그 새들이 울어 늘 새소리가 난다. 물소리와 바람소리도 있고 해와 달과 별도 있다. 내 안에도 작지만 그런 우주가 있다. 하지만, 눈에 보이는 우주보단 훨씬 큰 우주이다. 너는 언제나 내 우주에 있고 너에게도 우주가 있다면 그곳에 나도 있었으면 좋겠다. 낮에는 티없이 푸른 하늘의 해가 되거나 밤에는 부서질 듯 찬란한 별이 되거나 아기 손처럼 보...
요나의 고래사냥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김혜영 그녀는 오래 전 부터 꿈꾸던 여름바다로 고래사냥 떠난다 동트는 미명에 쏘아보는 눈빛으로 시어의 작살을 던진다 내 심장을 뚫는 소리 요나의 고래는 들었을까
달래강 여울 소리 김태희 빈 들 넘어 불어오던 지난날의 이름들 시든 듯 수척해도 땅 위서 다시 돋아나 강물은 물빛을 퍼 올린 아침으로 피어나고 뚝 멈춘 목선 하나 비워 둔 밤하늘엔 토닥토닥 별을 캐며 솎아 올린 희망으로 강물은 가슴을 풀은 채 달빛을 끌어안는다 뜨거운 흙냄새가 피어나는 그 자리엔 호밋자루 땅을 파는 속삭임으로 번져 강물은 살 내음 섞인 여울 소리로 흘러가고 햇살 입힌 연두 잎에 그 꿈을 문지르던 바람은 막 피어난 보리 이삭 사이로 강물의 이름을 부른다. 능금 꽃...
만남으로 가다 김철기 화살 당겨진 시간을 사는 총총한 발걸음 무수히 타고 내리는 곳 누구라도 한번쯤 맘 조리던 기다림에 곱게 펴 든 손 바람결 꽃가지 아릿아릿 설렘의 별로 반짝여 사랑의 별무늬 아롱지기도 했겠지 오늘도 여기 앞서거니 뒤서거니 한껏 꾸린 웃음보따리 행복꾸러미
작가로서 이 세상에 남길 수 있는 그 무엇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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